Aug 13
이른바 구애(求愛)마케팅의 시대이다.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제품이나 써비스가 성공한다. 너나없이 소비자 곧 손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해 보려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세탁업 역시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간판을 붙이고, 쎄일 싸인을 걸고, 전단지를 돌리고, 디렉트 메일을 보내고 하는 일들이 다 손님들의 사랑을 얻고자 함이 아니겠는가? We love our customers라는 구호로 손님들의 옷을 포장해 주는 곳이 바로 세탁소이다.
사랑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은 예로부터 오늘까지 그리고 양(洋)의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오래 된 물음 가운데 하나이다. 그 물음으로 종교가 나오고 문학과 예술과 대중문화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젠 장사하는 일, 바로 돈 버는 일에도 사랑이 아주 중요한 핵심가치로 떠오른 시대이다.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있는 일이다. 거리를 지나가다가 눈에 띄는 멋진 남자나 여자를 보고 다가가서 “제가 첫 눈에 반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를 사랑해 주십시요. ” 한다면 돌아오는 대답은 빤할 것이다. 정신병자 취급을 받거나 성추행 예비 범죄자 대접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백이면 백이 다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예외없는 법칙이 없다. 만일 그 상대방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자기 생각과 취향에 맞다면 불쑥 다가 선 사내나 여인과 눈이 맞을 수도 있는 법이다. 이걸 경제학에서 쓰는 말로 표현한다면 ‘구매욕이 당기는 일’ 이 발생하는 것이다. 상품적 가치를 느낀다는 말이다.
구매욕을 당기게 하는 일은 인류 최초에 있었다고 성서는 기록하고 있다. 성서의 창세기는 이런 기록을 하고 있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기 직전의 마음이었다.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무턱대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장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무턱대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필요하다.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탐스럽기도 한” 그 무엇을 던지는 기술이 필요하다.
세탁소 주인들 누구나 손님들을 사랑하고 사랑하려고 애쓰고 있다. 새 기계를 들여놓고 새로운 세탁기술을 배우고 남보다 나은 포장지를 쓰고 하는 일들은 모두 손님들의 사랑을 얻기 위한 투자인 셈이다.
그러나 아무리 큰 돈들여 좋은 투자를 했다손치더라도 누구나 다 손님들의 사랑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 염려하고 고민하는 것 아니겠나?
몇 가지 사랑학 개론 이야기를 해 보자. 사랑에는 마땅히 해야 할 일과 어떤 조건에서도 하지 말아야하는 것들이 있다.
해야할 일들
첫째 후원자가 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작은 도움이 필요할 때 그의 편이 되어 주어야 한다.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이 말 한마디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다. 아내가 친구들과 만나고 들어 와 끝없는 수다를 떤다고 치자. 이야기 중에 자기는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친구 하나가 딴 소리를 해서 다투었다는 말을 들었다면 당신은 어찌하겠는가? 아내의 편을 드는가 아니면 아내 친구의 편을 드는가?
말년이 편하시려면 언제나 아내의 편이 되는 것이 옳다. 세탁소도 마찬가지다. 손님의 편에 서서 그의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깜작 이벤트로 마음을 사로 잡아라.
이즈음에는 칠순을 넘어서 이혼도 불사하는 세상이다. 무덤덤하게 그 날이 그 날인 세월을 진짜 무덤덤하게 견디며 살아가는 부부들이 좀 많겠는가? 우리 부부도 이 범주에 크게 벗어나지 않지는 편이지만 깜짝 이벤트는 젊은이들만의 소유가 아니다.
평생 안하던 설거지 ‘어이 오늘은 내가 함세’ 하며 물 묻혀 보는 일, 어느 날 아내의 화장대에 ‘늘 고맙소’ 쪽지 편지 하나 남겨 놓는 일등 이벤트가 큰 것 아니라도 마음을 사로 잡을 수가 있다.
주구장창 20% -50% 쎄일 프랭카트를 가게에 걸어 놓고 장사하는세탁소를 지날 때 마다 내 마음 속 생각은 “참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네 ”하는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실직자들을 위한 공짜세탁을 해 주는 업소 기사들이 여기저기 등장했었다. 필자에게 써비스를 받고 있는 세탁소들 중 많은 곳은 불경기 초입에 시작했던 일이었다. 일종의 이벤트이다. 이벤트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똑같은 것을 늦게하면 아니함만 못하다. 이벤트를 개발하라.
세째 가족을 챙겨라.
당신의 부부싸움, 그 첫 번째 요인은 무엇이지?
아내의 입장에서는 시댁과 친정, 남편 입장에서는 처가와 친가 그 갈라진 편에 누가 어느 곳에 서 있느냐에 따라 사랑과 싸움이 맞물려 일어나지 않는지?
상대편의 가족을 챙기는 일, 사랑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기술이다.
세탁소도 마찬가지다.손님은 손님 하나가 아니다.딸린 가족이 있다.가족을 보고 손님을 대하라.
하지 말아야 할 일들
첫째 내 잘못 아니라고 우기기.
이따금 ‘우린 평생 부부싸움이라고 모르고 살지요’ 하는 이들을 본다. 차마 말은 못하고 ‘쯧쯧 뭔 재미로 살꼬’ 한다. 부부는 싸움이 있어야 한다. 독립된 주체가 한 번도 다투지 않는다는 것은 ‘ 자기’가 없는 복종의 관계일 때 뿐이다. 양보, 이해, 너그러움등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하여도 병 생기기 십상이다.
싸우더라도 끝까지 ‘내 잘못 없다’고 우기면 파장이다. 사랑이 아니다. 적당한 곳에서 꼬리 내리면 사랑이 지속되는 법이다.
세탁소도 마찬가지다. 끝내 우길 일 없다. 우겨 법정에 서서 이겼다 한들 진 것이다. 져야 이긴다.
둘째 깔고 뭉개기.
많은 경우 다툼이 일어났을 때 깔고 뭉개다보면 잊어 버리는 수가 있다. 그런데 그게 쌓이고 있다는 것을 모를 뿐이다.
주변에 갈라 선 부부들이 있다면 이야기들을 들어보라. 깔고 뭉개다 마지막까지 간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장사도 마찬가지다. 말없이 떠나는 손님들은 대부분 깔고 뭉개다 잃어 버리는 손님들이다. ‘에이 적당히’ 그렇게 그 맘으로 내 보내는 옷을 찾아 간 손님들이 선택하는 길은 “말없이” 당신의 경쟁자의 품으로 가는 것이다.
세째 변하지 않는다고 착각하기.
아내는 내 곁에 있다. 내가 무슨 일을 해도 아내는 거기 있을 것이다. 거꾸로 남편은 나 아니면 갈데가 없다. 남편은 평생 그렇게 살아 온 사람이다. 내 옆에서는 늘 편했으니까 … 나는 변하지만 상대는 변하지도 변할수도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단골손님들에 대한 당신의 태도를 점검해 보라.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정 깊은 사랑에 눈을 떠 보시라!
구애(求愛) 마케팅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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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세탁인인 이글의 저자 김영근사장은 미 전국의 한인 세탁업소 회원들을 위해 매주 회원들의 손님들에게 ‘감성 마키팅’ 에의거한 영어 뉴스레터를 보내주는 마키팅 서비스 업체인 The Open, Inc. (열림사)를 경영하고 있다.
김영근: 302-737-8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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